이번 겨울에는 제가 꿈꿔 왔던 일을 해 보려 합니다.

저는 온라인 토론 플랫폼을 만들고 싶습니다. 학교 수업이나 토론회에서와 같이 한 번 하면 허공으로 흩어지는 토론 말고, 두고두고 참조되고 또 참여할 수 있는 토론 말입니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나, 네이버 뉴스의 댓글란, 트위터, 페이스북 모두 넓은 의미의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 순으로 정렬되는 줄글 및 댓글 형식의 소통만으로는 효과적인 의사 전달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이런 토론의 결과들은 끊임없이 생산되는 글들 사이에서 금방 밀려 없어져 버리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공간들은 우리의 일상과 취미를 공유하는 데에 있어서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사회적인 의제를 토론하고 의견을 결집하는 데 있어서는 한계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세 가지에서 가능성을 봅니다.

첫째는 주장의 시각화입니다. 토론에 있어 줄글과 댓글 형식이 아쉽다면 우리는 더 효과적인 방식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방식은 토론을 논의지도(argument map)의 형태로 구조화하는 것입니다. 논의지도란 '지도'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 논의의 주장과 근거를 정리하여 그 관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을 말합니다. 이는 토론의 전체적인 그림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돕고, 보다 세밀한 논의를 가능케 합니다.

둘째는 위키 방식의 도입입니다. 위키는 누구에게나 내용 수정 권한이 주어지는 공동 편집형 서비스를 가리킵니다. 논쟁적인 컨텐츠를 공동으로 편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적절한 규칙과 사용자환경을 도입한다면 정보가 축적되고 발전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위키의 요소를 도입하여 경쟁적이고 단발적인 논의가 아닌, 논거를 지적하며 보충하고, 훗날 참조할 수 있는 형식으로 토론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셋째는 참여의 문턱을 낮추는 것입니다. 토론에 참여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글을 쓰거나 발언을 하는 것과 같이 참여자의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한편 자신이 동조하는 주장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과 같은 소극적인 방식의 참여도 있습니다. 후자와 같이 더 다양한 방식으로 공론장에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더 많은 의견이 모일 수 있도록 합니다. 앞서 언급한 논의지도와 결합한다면 더 세밀하게(atomically) 의견을 표현하는 것도 가능하고, 이러한 참여의 방식은 타 사용자나 정치인들과의 의견 지형 비교를 가능하게 하는 등 새로운 가능성들을 내포합니다.

사실 이 이야기들은 몇 년 전부터도 제 주변의 많은 분들께 하고 다녔지만, 부끄럽게도 끝까지 실행해 본 적은 없습니다. 사실 여러 번 시도하기는 했으나 그때 그때의 사정으로 실현해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이번 겨울에는 시작해 보려 합니다.

그래서 이 여정을 함께할 동료를 찾고 있습니다! 내년은 대선의 해이고, 그렇기에 더욱 많은 가능성이 있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시라면, 이에 꼭 해당되지 않더라도 인터넷 기술이 민주주의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공유하는 분이시라면, 편하게 메시지 주시기 바랍니다. :)

p.s. 짧은 글에는 다 담지 못했지만, 많은 이야기들을 나눠 볼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