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훈련소 23연대 9중대 153번 훈련병 김찬우!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보내 주신 편지 잘 받았어요. 감사해요. 여기는 지금 D-11 4월 14일 오후입니다. 인터널 사일로 구성원들 모두 어떻게 지내고 계실지 궁금하네요. 유성님께서는 잘 적응하셨을지, 찬욱님, 한솔님께서도 채용을 잘 진행해 주고 계실지 궁금해요. 이런 것들이 제일 궁금한 걸 보니 역시 ‘사람’이라는 게 제일 중요한 게 아닌가 싶네요. 전해 주신 말씀을 들어서 그래도 안심이 돼요. 응원 멀리서 하고 있을게요!
성아님께서 주신 질문지 덕분에 생각의 시작점을 찾는 데 도움이 됐어요. 여기에서 생각을 많이 하고 싶은데 생각보다 정신없기도 했고, 친구들과 놀고 떠드는 게 재밌기도 하고, 어쩌다 생활관 대표도 하게 돼서 시간이 많이 안 나더라고요. 그래도 교육, 대북관계, 도덕철학, 창업, 토스 등등 다양한 주제들을 고민해 볼 수 있었어요. 방금 3시간의 기독교 기다림 끝에 짜장면을 먹고 왔어요. 남은 기간 동안에도 어떤 생각들을 정리해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돼요.
주신 1번 질문: 토스 팀이 어떤 모습이어야 제가 창업을 포기할 정도가 될 것인가에 대하여. 결국 확실한 것은 제가 토스에 남아 있는 한 어영부영 일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점이었어요. 올해 가을에 병특이 끝나고 나서까지 팀에 남는다는 것은 제가 이곳에 열정을 불태운다는 것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열정을 불태울 만한 회사라는 것은, “역사에 기록될 회사인가”가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 같습니다. 반대로, 지루한 국민 앱을 만드는 것은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닙니다.
Originality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을 범위로, 혹은 한국을 넘어서 인류의 영토를 넓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발명가의 마인드셋을 탑재해야 합니다. 우리가 풀고자 하는 문제에 대한 obsession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합니다. 창의성이 숨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새 하루가 지났어요. 지금은 정신없는 월요일 저녁이에요. 틈날 때마다 편지를 쓰다 보니 글을 잘 쓰기가 어렵네요. 제가 멀지 않은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은 비바의 정신을 구체화하는 일입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비바는 토스와 구분되는 개념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문화와 지향점을 더 확장시켜 금융의 테두리 밖에서도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결국, 토스의 모체로서의 비바리퍼블리카를 재건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founder의 의지가 크게 작용하겠지만, 어쨌든 저의 염원은 그렇습니다. 비바의 정신과 방식으로 새로운 제품을 성공시키는 것이 보고 싶습니다.
지난주에는 인터널 사일로의 개발을 아우를 수 있는 shared principles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하나의 섬과 같이 Python · full stack ecosystem을 만들어 가고 있는데 여기에도 철학의 공유가 있었으면 합니다. 뒷장에 첨부합니다.
잘 지내시고 2주 뒤에 뵐게요. 화이팅!
2019년 4월 15일
논산에서, 김찬우 드림
p.s. 29일 월요일에도 휴가를 사용할게요. 슬랙은 그보다 이전에 복귀할 것 같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초안
Python Engineering Principles
Motto: “Build faster with greater responsibility”
Impact over technological completeness.
실 세계의 임팩트를 발생시키지 않는 과도한 엔지니어링은 무의미할 확률이 높다. 우리는 엔지니어이기 이전에 토스 팀의 미션을 달성하고자 하는 팀원이다. 궁극적으로 임팩트에 비추어 판단하며, 문제 해결의 범위를 벗어나는 고도화·다용도화는 지양한다.
Minimal & clean code.
우리는 린하게 개발한다. 팀의 빠른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후의 개발이 방해받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합리적인 코드 베이스를 갖춰야 한다. PR 리뷰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며, 토스 공통 라이브러리 등으로 높은 퀄리티의 코드 재사용성 코드를 집중시킨다.
Tightly coupled front & back.
풀 스택 개발로 빠르고 통일성 있는 구현을 지향한다. 분업에 적합한 loosely coupled structure보다 풀 스택 개발의 장점을 취할 수 있도록 tightly coupled structure를 따른다. 각 엔지니어링 영역의 상호작용을 규정하는 convention을 명확히하고 개발자들 간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