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으로 활동하는 김찬우입니다. 총노선의 셋째 절, “사회적 역할이 기대되는 총학생회”의 일부와 관련하여 반대 의견을 표명합니다.

요즘 학교의 게시판을 살펴보면 언젠가부터 총학생회가 각종 국정화 저지를 위한 서울대 네트워크,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네트워크,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네트워크 등에 소속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집행부원으로서 학생사회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이런 저조차도 총학생회의 정치적 결정에 굉장히 소외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는 총운영위원회를 참관한 적이 있는데요. 세월호 네트워크에서 오셔서 발제를 하시더니, 총학생회가 세월호 네트워크에 참가하는 것으로, 불과 몇 시간만에 그 자리에서 결정이 이루어지더군요. 우리는 학생회장들에게 투표를 할 때 그들의 정치적인 입장에 대해서 판단하고 투표하지 않았습니다. 정확히는 그러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학생회의 정치적인 결정들이 일반 학생들과 너무나 유리되어서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우선 지적하고 싶습니다.

학생회는 우리가 서울대에 입학했기 때문에 모두가 자동적으로, 강제적으로 가입되는 곳입니다. 학생사회의 대표자를 선출하거나, 학교의 운영과 관련하여 학생의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 경우와 같이 불가피하게 의사를 단일화해야 할 경우는 물론 존재합니다. 그러나 위안부 문제, 세월호 문제와 같이 학교 밖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의사를 단일화할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러한 의제들에 관해서는 학내 구성원들의 의사를 수집하여 “어느 입장이 어느 비율로 존재하고, 어느 입장이 어느 비율로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로만 이야기하면 안 되는 것일까요? 학교 밖의 문제, 즉 의견의 단일화가 필수적으로 요청되지 않는 문제에까지 다수의 정치적 의견으로 소수의 정치적 의견을 압도해 버리는 것이 과연 옳은 방향일지, 그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서조차 우리는 합의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의 사회적 책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학생회가 아닌, 자율적인 개인과, 동아리와, 네트워크를 통한 사회 참여입니다. 세월호 네트워크, 위안부 네트워크, 모두 좋다고 생각합니다. 학생회장단도 해당 정치적 입장에 동의하신다면 학생회장의 이름으로, 부학생회장의 이름으로 여기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학생회의 이름을 사용하며, 학생회의 집행력을 단일한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는 데 사용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학생회가 이런 네트워크들의 형성을 공평하게 지원할 수는 있어도, 정치적 의사를 단일화하는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디테일이 어떻게 학생회에 대한 고질적인 무관심을 뚫고 당선되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 보십시오. 많은 학우들과 이야기해 보았지만, 무엇보다 일을 잘 하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알아서 정당을 통해, 시민단체를 통해 참여할 수도 있는 사회적 이슈에 매진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회만이 할 수 있는 학교에 산적한 문제들을 실제로 해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대학이라는 지적 공동체에서 다양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디테일이 진정으로 다양성을 고민한다면, 학우들의 정치적 의사를 손쉽게 단일한 입장으로 합쳐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디테일이 진정으로 학생들의 다양성을 보장하기를 원한다면, 학생들의 “정치적 입장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 주십시오.

이상에 대하여 참석하신 대의원 분들께 고려를 부탁드립니다.